소개글과 시놉시스는 반대로 씁니다
같은 작품을 설명하는 글인데 목적이 정반대입니다.
| 소개글 | 시놉시스 | |
|---|---|---|
| 읽는 사람 | 독자 | 편집자·심사위원 |
| 목적 | 궁금하게 만들기 | 판단하게 만들기 |
| 결말 | 숨긴다 | 밝힌다 |
| 분량 | 3~5줄 | A4 1~2매 |
여기서 사고가 납니다. 소개글 쓰던 습관으로 시놉시스를 쓰면 "과연 그는 진실을 알게 될까?" 같은 문장이 들어갑니다. 독자에게는 유효한 문장이지만, 심사자에게는 답을 안 준 문장입니다.
독자용 소개글 작성법은 웹소설 제목과 소개글 작성법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이 글은 투고·공모전용 시놉시스만 다룹니다.
결말까지 쓰라는 말의 진짜 의미
시놉시스에 결말을 적으라는 요구를 "스포일러를 달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편집자가 시놉시스에서 확인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이 이야기가 200화까지 갈 수 있는가.
웹소설의 매출은 유료 회차 수에 그대로 비례합니다. 100화에서 멈춘 작품과 250화까지 간 작품은 회차당 성적이 같아도 총매출이 두 배 이상 벌어집니다. 그래서 계약 판단의 핵심은 재미 이전에 분량 확보 가능성입니다.
결말이 적혀 있다는 것은 작가가 그 지점까지 가는 사건을 세어봤다는 증거입니다. 결말이 없거나 "이후 전개는 미정"이라고 적혀 있으면, 편집자는 이 작품이 80화쯤에서 소재가 떨어질 위험을 계산합니다.
나중에 바뀌어도 됩니다. 실제로 대부분 바뀝니다. 지금 시점의 완결 줄거리를 쓰는 것이 요구사항이지, 그대로 쓰겠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항목별 작성 기준
1. 로그라인 — 한 문장
작품 전체를 한 문장으로 압축합니다. 형태는 대개 이렇습니다.
[어떤 상황의] [누가] [무엇을 하려다] [어떤 대가를 치른다]
- 나쁜 예: 평범한 대학생이 이세계에서 겪는 성장 이야기
- 나은 예: 죽은 형의 이름으로 살아온 대학생이, 형을 죽인 자를 찾으려다 자신이 그 죽음의 원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차이는 갈등과 대가가 들어 있는가입니다. "성장 이야기"는 장르지 로그라인이 아닙니다.
2. 기본 설정 — 3~5줄
세계관 규칙 중 이야기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것만 적습니다. 화폐 단위나 지명 목록은 넣지 않습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이 설정을 모르면 뒤의 줄거리가 이해되지 않는가? 아니라면 뺍니다.
3. 인물 — 3~4명
주인공, 상대역, 대립자 정도면 충분합니다. 인물마다 적을 것은 넷입니다.
- 목표 — 무엇을 원하는가
- 결핍 — 왜 그것을 원하는가
- 장애 — 무엇이 막고 있는가
- 관계 — 주인공과 어떤 축으로 얽히는가
외모나 취미는 빼세요. 심사자는 인물이 사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봅니다. 목표와 결핍이 없는 인물은 아무리 매력적으로 묘사해도 사건을 만들지 못합니다.
4. 줄거리 — 기승전결
4단(기·승·전·결)이나 5단(발단·갈등·위기·절정·결말) 중 편한 쪽을 쓰면 됩니다.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각 단락이 사건으로 끝나는가입니다.
- 상태 서술: "주인공은 점점 강해지고 주변의 인정을 받는다" → 사건이 아닙니다
- 사건 서술: "주인공이 길드전에서 2위 길드를 꺾자, 그를 버렸던 가문이 복귀를 제안한다" → 사건입니다
특히 전(轉)에 해당하는 대목에 작품의 승부처를 적으세요. 여기가 비어 있으면 중반부 설계가 없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5. 예상 분량
완결된 원고면 실제 분량을, 연재 중이면 예상 분량을 적습니다. 회차 수와 총 글자 수를 함께 적는 것이 관례입니다.
예상 완결 250화 / 약 125만 자 (회차당 5,000자 기준)
숫자를 적기 어렵다면 웹소설 연재 분량 계산기에 목표 회차 수와 주당 연재 횟수를 넣어보세요. 완결까지 걸리는 기간과 총 분량이 함께 나옵니다.
자주 하는 실수 넷
반전을 숨긴다. 가장 흔합니다. "여기서 충격적인 반전이 일어난다"고만 적으면 심사자는 그 반전이 실제로 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반전은 시놉시스에서 가장 확실히 밝혀야 할 부분입니다.
인물을 너무 많이 넣는다. 여덟 명이 등장하는 시놉시스는 아무도 기억되지 않습니다. 세 명으로 줄이고 각각을 두 배로 구체적으로 쓰세요.
분위기만 쓴다. "잔잔하지만 먹먹한 여운이 남는다" 같은 문장은 줄거리 자리를 차지하면서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분위기는 원고가 증명할 몫입니다.
후반이 흐려진다. 기와 승은 자세한데 전과 결이 두 줄로 끝나는 시놉시스가 많습니다. 심사자는 정확히 그 흐려진 지점을 봅니다. 뒤가 얇다는 것은 아직 설계가 안 됐다는 뜻이고, 연재 중반에 무너질 작품이라는 신호입니다.
시놉시스는 제출용 서류가 아닙니다
투고에 통과한 뒤에도 이 문서는 계속 쓰입니다.
연재가 100화를 넘어가면 작가 본인도 초반 설계를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그때 돌아가 볼 기준이 시놉시스입니다. 지금 쓰는 회차가 원래 설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벗어난 것이 의도인지 표류인지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그래서 시놉시스는 심사자를 위해 쓰지만 실제로 가장 오래 쓰는 사람은 작가 본인입니다. 이 관점으로 쓰면 "통과할 만한 문장"이 아니라 "나중에 내가 볼 문장"을 쓰게 되고, 결과적으로 통과 확률도 올라갑니다.
마무리
- 시놉시스는 소개글과 반대다. 결말을 밝히고, 판단할 재료를 준다
- 결말을 요구하는 이유는 스포일러가 아니라 200화까지 갈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 로그라인에는 갈등과 대가가 들어가야 한다. 장르명은 로그라인이 아니다
- 인물은 3~4명, 각자 목표·결핍·장애·관계를 적는다
- 줄거리의 각 단락은 상태가 아니라 사건으로 끝나야 한다
- 후반이 흐려지면 심사자는 그 지점을 본다. 뒤가 얇은 것이 가장 큰 감점이다
시놉시스의 뒷부분이 흐려지는 것은 글솜씨 문제가 아니라 설계 문제입니다. StoryBench의 플롯 보드로 완결까지의 사건을 배치해두면 시놉시스의 전·결이 채워지고, 그 자료를 투고 이후 연재에서도 그대로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