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서에 찍힌 금액은 이미 세금이 빠진 뒤입니다
첫 정산서를 받으면 대부분 같은 곳에서 멈칫합니다. 계약대로 계산한 금액과 입금액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차이는 3.3%, 정확히는 소득세 3%에 지방소득세 0.3%를 더한 금액입니다.
플랫폼이나 CP가 작가 대신 미리 떼어 국가에 납부한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흔한 오해가 나옵니다.
3.3%는 낸 세금이 아니라 맡겨둔 돈입니다.
작가의 실제 세금은 1년 치 소득을 모두 합쳐 다음 해 5월에 확정됩니다. 그때 계산한 세금이 미리 뗀 금액보다 적으면 차액을 돌려받고, 많으면 더 냅니다. 그러니까 정산서의 3.3%는 정산이 아니라 가불된 계산서입니다.
신인 작가 상당수는 여기서 돈을 돌려받습니다. 수입이 크지 않을수록 실제 세율이 3.3%보다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그 환급금은 그냥 사라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세법 정보를 정리한 것입니다. 계약 형태와 소득 구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금액이 커졌다면 세무 대리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무엇을 하는 절차인가
매년 5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년도에 발생한 모든 소득을 합산해 신고합니다.
작가에게 중요한 지점은 "합산"입니다. 플랫폼이 여럿이든, CP를 통했든, 중간에 아르바이트를 했든 모두 하나의 표에 모입니다. 각각은 3.3%씩 떼였지만 세금은 합친 금액 기준의 누진세율로 계산됩니다.
계산 순서는 이렇습니다.
| 단계 | 계산 |
|---|---|
| 1 | 수입금액 — 1년간 받은 인세·정산액 총합(세금 떼기 전) |
| 2 | 소득금액 = 수입금액 − 필요경비 |
| 3 | 과세표준 = 소득금액 − 소득공제 |
| 4 | 산출세액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5 | 납부·환급액 = 산출세액 − 이미 뗀 3.3% |
여기서 작가가 실제로 조정할 수 있는 칸은 2번, 필요경비입니다.
세율표
2023~2025년 귀속 기준 종합소득세 세율입니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 1,400만 원 이하 | 6% | — |
| 1,400만 ~ 5,000만 원 | 15% | 126만 원 |
| 5,000만 ~ 8,800만 원 | 24% | 576만 원 |
| 8,800만 ~ 1억 5,000만 원 | 35% | 1,544만 원 |
| 1억 5,000만 ~ 3억 원 | 38% | 1,994만 원 |
| 3억 ~ 5억 원 | 40% | 2,594만 원 |
| 5억 ~ 10억 원 | 42% | 3,594만 원 |
| 10억 원 초과 | 45% | 6,594만 원 |
여기에 산출세액의 10%가 지방소득세로 붙습니다. 과세표준은 수입이 아니라 경비와 공제를 모두 뺀 뒤의 금액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인세 수입 3,000만 원이 곧 과세표준 3,000만 원은 아닙니다.
경비를 인정받는 두 가지 방식
필요경비를 잡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장부를 쓰는 방식은 실제 지출을 증빙으로 남겨 그대로 경비로 인정받습니다. 추계 방식은 장부 없이 국세청이 업종별로 정한 경비율을 곱해 자동 계산합니다. 신인 작가 대부분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작가·번역가·웹소설가는 업종코드 940100 저술가에 들어갑니다. 이 코드의 경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경비율 |
|---|---|
| 단순경비율 | 58.7% (수입 4,000만 원까지) / 초과분 42.2% |
| 기준경비율 | 17.2% |
숫자 차이가 큽니다. 수입 3,000만 원일 때 단순경비율이 적용되면 경비로 1,761만 원을 인정받지만, 기준경비율이면 516만 원만 인정됩니다. 나머지는 전부 소득으로 잡힙니다.
3,600만 원에서 생기는 절벽
그래서 핵심 질문은 하나입니다. 나는 단순경비율 대상인가, 기준경비율 대상인가.
기준은 직전 연도 수입금액입니다. 인적용역 사업자는 직전 해 수입이 3,600만 원 미만이면 단순경비율, 그 이상이면 기준경비율 대상이 됩니다. 2023년부터 기준이 2,400만 원에서 3,600만 원으로 올라간 값입니다.
같은 3,000만 원을 벌어도 결과가 이렇게 갈립니다. 기본공제 150만 원만 적용하고, 기준경비율 쪽은 증빙 가능한 주요경비가 없다고 가정한 단순 비교입니다.
| 항목 | 단순경비율 대상 | 기준경비율 대상 |
|---|---|---|
| 수입금액 | 3,000만 원 | 3,000만 원 |
| 인정 경비 | 1,761만 원 | 516만 원 |
| 소득금액 | 1,239만 원 | 2,484만 원 |
| 과세표준 | 1,089만 원 | 2,334만 원 |
| 산출세액 | 약 65만 원 | 약 224만 원 |
수입이 같은데 세금이 세 배 넘게 차이 납니다. 그리고 이 갈림길은 올해 실적이 아니라 작년 실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웹소설 작가에게 이 구조가 특히 위험한 이유가 있습니다. 수입이 해마다 크게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한 작품이 잘 나가 작년에 4,000만 원을 벌었다면, 올해 수입이 1,500만 원으로 떨어져도 기준경비율 대상입니다. 수입은 반으로 줄었는데 인정 경비는 17.2%만 남습니다.
대응은 하나뿐입니다. 작년에 기준선을 넘었다면 올해는 장부를 써야 합니다. 기준경비율 대상이어도 실제 지출을 증빙으로 남겨 장부로 신고하면 그 금액이 그대로 경비가 됩니다. 간편장부는 회계 지식 없이도 쓸 수 있고, 장부 작성으로 받는 기장세액공제도 별도로 있습니다.
참고로 수입금액이 7,500만 원 이상이 되면 간편장부가 아니라 복식부기 의무자가 됩니다. 이 구간부터는 세무 대리를 맡기는 편이 비용 대비 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웹소설 작가가 경비로 넣을 수 있는 것
장부를 쓰기로 했다면 무엇이 경비인지가 문제가 됩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그 지출이 집필 활동을 위한 것인가.
- 자료비 — 참고 도서, 유료 콘텐츠 구독, 논문·자료 구입
- 취재비 — 답사 교통비·숙박비(집필과의 관련성을 남길 것)
- 외주비 — 표지 일러스트, 삽화, 교정·교열, 번역
- 창작 도구 — 집필·설정 관리 프로그램 구독료, 맞춤법 검사 도구
- 장비 — 노트북, 모니터, 키보드(금액이 크면 감가상각 대상)
- 통신비 — 인터넷, 휴대폰 요금 중 업무 사용분
- 공간 — 작업실 임차료, 공유 오피스 이용료
- 수수료 — 세무 기장료, 계좌 이체 수수료
반대로 개인 생활비, 가족 식비, 업무와 무관한 여행 경비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애매한 지출은 왜 필요했는지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가로 판단하면 대체로 맞습니다.
증빙은 사업용으로 지정한 카드나 계좌로 결제하면 대부분 자동으로 국세청에 모입니다. 개인 계좌와 섞어 쓰면 5월에 하나씩 골라내야 하므로, 연재를 시작하는 시점에 계좌와 카드를 분리해두는 것이 1년 뒤의 자신을 돕는 가장 값싼 방법입니다.
사업자등록과 건강보험
사업자등록을 꼭 해야 하나요? 작가의 원고료·인세는 부가가치세가 면세되는 인적용역이라, 등록 없이 3.3% 원천징수만으로도 활동에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규모가 커지거나 작업실 임차료 같은 지출을 정식으로 처리하려면 면세사업자로 등록하는 편이 낫습니다. 등록하면 매년 2월 10일까지 사업장현황신고 의무가 생깁니다.
건강보험은 더 자주 문제가 됩니다. 가족의 피부양자로 등재되어 있던 작가가 수입이 생기면서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내게 되는 경우입니다. 원칙은 이렇습니다.
- 사업자등록이 없는 프리랜서: 연간 사업소득 금액이 500만 원을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 상실
- 사업자등록이 있는 경우: 사업소득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상실
여기서 500만 원은 수입이 아니라 경비를 뺀 소득금액입니다. 판정은 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하며 통상 그해 11월부터 반영됩니다. 즉 첫 정산을 받은 해가 아니라 그다음 해에 보험료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세부 기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하세요.
첫 정산을 받았다면 오늘 할 일
- 입금 계좌와 결제 카드를 집필용으로 분리한다 — 나중에 하려면 훨씬 번거롭습니다
- 정산서를 월별로 저장한다 — 플랫폼이 과거 내역을 무한정 보관하지 않습니다
- 작년 수입금액이 3,600만 원을 넘었는지 확인한다 — 넘었다면 올해는 장부가 필요합니다
- 입금액의 15~20%를 따로 떼어둔다 — 3.3%로는 부족한 구간이 오면 5월에 목돈이 나갑니다
- 홈택스에서 지급명세서를 조회한다 — 나에게 얼마가 신고되어 있는지 5월 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 정산서의 3.3%는 낸 세금이 아니라 미리 맡긴 돈이고, 5월 신고로 정산된다
- 작가 업종코드 940100의 경비율은 단순 58.7%, 기준 17.2%. 어느 쪽이냐에 따라 세금이 세 배 갈린다
- 갈림길은 직전 연도 수입 3,600만 원이며, 수입 변동이 큰 웹소설 작가는 이 절벽에 걸리기 쉽다
- 기준경비율 대상이 되면 장부 작성이 사실상 필수다
- 창작 도구 구독료·외주비·자료비는 경비이고, 그 근거는 분리된 계좌와 카드에서 나온다
-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은 소득금액 500만 원에서 갈리며, 다음 해에 반영된다
세금 계산의 출발점은 결국 "내가 얼마를 벌었는가"입니다. 계약 조건에서 실제로 손에 남는 금액은 웹소설 수익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고, 정산이 어떤 경로로 내려오는지는 웹소설 작가 수익 구조에, 시장 전체의 인세 분포는 웹소설 수익, 실제로 얼마 벌까에 정리해두었습니다.
참고: 국세청 종합소득세 세율(2023~2025년 귀속), 업종코드 940100 기준·단순경비율, 소득세법상 인적용역 사업자 추계신고 기준. 경비율과 기준금액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신고 전 홈택스에서 해당 귀속연도 수치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